
챌린저 로드를 지나가다 보면 아직도 누가 그 건물을 삼성 본사라고 부릅니다. 강호에 떠도는 소문은 늘 실제보다 한두 해 늦게 도착하는 법이죠.
요즘 주변에서 릿지필드파크 삼성에 지원하고 싶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사실부터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2010년부터 릿지필드파크 85 챌린저 로드를 본사로 썼습니다. 그런데 2024년 8월, 잉글우드클립스 700 실번 애비뉴로 옮긴다고 발표했어요.
그 건물은 원래 유니레버 미국 본사 자리였습니다. 삼성은 2025년 9월 22일에 그곳에서 개관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6년 6월 1일, 삼성은 미국 본사를 텍사스 플레이노 캠퍼스로 연말까지 옮기겠다고 공식 발표했어요.
새 본사 문을 연 지 1년도 안 돼서 다시 짐을 싼 셈입니다. 무협지로 치면 문파가 산문을 옮기자마자 또 하산한 격이랄까요.
7월에 나온 뉴저지 WARN 신고에는 잉글우드클립스 인력 739명이 9월 30일자 감원 대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로이터 보도를 보면 삼성의 뉴저지 인력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예요.
다만 삼성은 대상자 대부분에게 텍사스 재배치를 제안했고, 이걸 해고로 부르는 건 정확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하는 대목이죠.
릿지필드파크도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100 챌린저 로드에 있던 삼성SDS 아메리카가 179명 규모의 WARN 신고를 냈고, 시행일은 10월 1일이었어요.
이것도 북미 본사를 플레이노로 옮기는 과정과 연결된 조치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릿지필드파크 삼성 본사에 입사한다는 그림은 지금 기준으로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WARN은 대규모 감원이나 사업장 이전을 미리 알리도록 한 제도입니다. 뉴저지 노동부 사이트에 신고 목록이 올라오니, 관심 있는 회사가 있다면 지원 전에 한 번 훑어보길 권합니다.
그렇다고 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닙니다. 삼성은 일부 인력이 뉴저지에 남아 현지 업무를 맡는다고 밝혔어요.
그러니 지금 해야 할 건 소문 말고 공식 채용 창구를 직접 보는 겁니다. 삼성 미국 채용은 워크데이 기반 공식 포털에 올라옵니다.
포털에서 지역 필터를 뉴저지로 걸고 한 번, 텍사스로 걸고 한 번 따로 검색해 보세요. 같은 직무가 어디에 열려 있는지 한눈에 비교됩니다.
링크드인이나 인디드에 뜬 공고는 예전 주소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무지는 반드시 공식 포털 원문으로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뉴저지에서 공고를 볼 때 알아두면 좋은 법도 하나 있습니다. 2025년 6월 1일부터 시행된 뉴저지 급여 투명성법이에요.
직원 10명 이상인 고용주는 공고에 시급이나 연봉, 또는 그 범위를 적어야 합니다. 첫 12개월 동안 받을 수 있는 복리후생 목록도 함께 밝혀야 하죠.
그러니 뉴저지 근무 공고에 급여 범위가 없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만합니다. 반대로 범위가 나와 있으면 연봉 협상 때 기준점으로 쓰기 좋습니다.
인턴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숫자 하나 참고해도 됩니다. 글래스도어에 자진 신고된 36건 기준, 릿지필드파크 삼성전자 미국법인 인턴 평균 시급은 23달러였어요.
물론 자진 신고 자료라 공식 급여표는 아닙니다. 실제 금액은 공고에 적힌 범위를 보는 게 맞습니다.
한국어 실력은 분명 무기입니다. 본사와 소통이 잦은 영업, 마케팅, 공급망 쪽에서는 이중언어가 플러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그것만으로 문이 열리지는 않아요. 직무 경험을 숫자로 보여주는 이력서가 먼저고, 한국어는 그다음 칼입니다.
현실적으로 따져볼 선택지는 세 가지라고 봅니다. 뉴저지에 남는 소수 포지션을 노리거나, 텍사스 이주를 각오하거나, 다른 길로 돌아가는 거죠.
다른 길이란 이런 겁니다. 잉글우드클립스에는 LG전자 북미 본사가 있고, 버겐 카운티 일대에는 한국계 기업과 협력사도 적지 않습니다.
대기업 이름표 하나에 매달리기보다 같은 업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기회를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수는 정문만 고집하지 않으니까요.
텍사스 이주를 고민한다면 집값, 아이 학교, 배우자 직장까지 한꺼번에 계산해야 합니다. 연봉 숫자만 보고 움직이면 나중에 계산이 꼬입니다.
지원 동기를 쓸 때도 요즘 사정을 아는 티를 내는 게 좋습니다. 본사 이전 뒤 뉴저지에 남는 조직이 무슨 일을 하는지 먼저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 내 경험을 엮으면 훨씬 설득력이 생기죠.
나라면 공식 포털에 알림부터 걸어두고, 뉴저지 공고가 뜨면 급여 범위와 근무지를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링크드인에서 현직자에게 짧고 정중한 메시지를 하나 보내볼 겁니다.
챌린저 로드의 그 건물은 이제 예전 이름으로만 불리는 곳이 됐습니다. 아쉽긴 해도 강호의 지도는 원래 이렇게 바뀝니다.
소문 말고 공고를 읽는 사람이 결국 문을 엽니다. 그게 이번 이사 소동에서 제가 얻은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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