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조사해 보니 애넌데일은 노후에 살기 괜찮은 동네입니다 - Annandale - 1

마흔 살 때는 집값 오를 동네인가, 직장까지 얼마나 걸리나 이런 걸 먼저 봤습니다.

지금은 병원 가까운가, 장보기 편한가, 나중에 운전 못 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그리고 한 달에 생활비가 얼마나 들어가나 이런 걸 보게 됩니다.

그런 기준으로 애넌데일을 보면 노후에 살기 상당히 괜찮은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병원입니다. 가까운 곳에 Inova Fairfax Medical Campus가 있습니다.

북버지니아를 대표하는 대형 병원이고 Level 1 Trauma Center도 갖추고 있습니다.

젊을 때야 병원이 10분 거리에 있든 30분 거리에 있든 별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예순, 일흔 넘어가면 이게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갑자기 가슴이 아프거나 넘어져서 다쳤을 때 큰 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건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장점입니다.

은퇴 후 주거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건강하다고 80살에도 지금처럼 살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처음에는 내 집에서 살다가 나중에 independent living으로 옮길 수도 있고, 생활에 도움이 필요해지면 assisted living을 생각해야 합니다.

애넌데일 주변에도 이런 시설들이 있습니다. 다만 비용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시니어 리빙은 시설과 서비스 수준에 따라 한 달에 5천 달러 이상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고 memory care까지 필요하면 더 올라갑니다.

내가 재정이나 보험 일을 오래 하면서 사람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은퇴 준비를 할 때 생활비만 계산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65살에 한 달 4천 달러면 충분하다고 계산해놓고 80살까지 그대로 갈 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재산세도 오르고 보험료도 오릅니다. 의료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중에 assisted living이 필요해지면 월 지출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Medicare가 있으니까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Medicare는 일반적으로 장기간의 custodial care 비용을 전부 책임지는 보험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산과 Social Security, 연금, IRA나 401(k), 장기요양에 대비한 자금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애넌데일이 한인 시니어에게 좋은 이유는 또 있습니다.

한국 마트 가서 장을 볼 수 있고 한국 음식 먹기도 편합니다. 한국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병원이나 치과, 회계사, 보험 관련 서비스를 찾기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젊었을 때는 이런 게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영어 좀 하면 되지 싶습니다. 그런데 일흔, 여든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몸 아픈데 영어로 보험회사하고 40분씩 전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애넌데일의 단점도 분명합니다.

자동차 없이 살기 아주 좋은 동네는 아닙니다. 버스가 있지만 병원 가고 장보고 사람 만나려면 자동차가 편합니다. 그래서 노후 주택을 고를 때는 집 크기보다 마트와 병원, 식당이 얼마나 가까운지도 봐야 합니다.

나는 은퇴한다고 무조건 플로리다나 애리조나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수록 중요한 건 날씨 하나가 아닙니다. 병원이 가까이 있고, 내가 먹던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오랫동안 알던 친구가 있고, 자식들이 너무 멀리 있지 않은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애넌데일은 화려한 은퇴도시는 아니어도 상당히 현실적인 노후 생활지역입니다.

젊을 때는 좋은 집이 중요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좋은 생활권이 더 중요합니다. 예순이 넘어가니 이제 그 차이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