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집전화 써본 게 언제였더라... 아, 맞다. 모뎀 소리 들으면서 인터넷 하던 시절이었지.

그때는 전화선 하나로 인터넷도 하고, 통화도 하고, 누가 전화 받으면 인터넷 끊기고 그러던 시절.

모뎀연결해서 인터넷 접속했는데 또 누가 집에서 전화하면 "나 다운로드 중이야!!!" 외치던 그 시절.

그런데 그 집전화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거 아십니까? 2024년 기준으로 미국 가정의 약 25% 정도가 아직 쓰고있다고.

집전화를 마지막으로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아직 그 유선전화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이들 대부분은 시골지역에 거주하는 노년층이다. 그래서 요즘 아파트 보면 전화선 꽂는 단자조차 없는 곳도 많다.

누가 AT&T 전화선 신청을 해야 말이지... 그냥 휴대폰 하나에 와이파이 빵빵 터지면 그만이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집전화 고집하는 사람은 번호를 인터넷폰으로 옮기거나 요금부담에 캔슬하기 일쑤다.

반면에 시골은 좀 다르다. 몬태나, 와이오밍, 네브래스카 같은 데 가보면 아직도 집집마다 벽에 붙은 전화기 있고, 전화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핸드폰 신호가 안 터지니까. 실제로 미국에는 아직도 휴대폰 사각지대가 꽤 많다. 특히 산골, 국립공원 인근, 인디언 보호구역 같은 데. 거긴 전화선이라도 있어야 긴급 상황에 경찰이나 구조 요청이라도 할 수 있다.

솔직히 젊은층 입장에서 보면, 집이나 비즈니스에서 사용하는 유선전화는 "그 비싼 돈 내고 왜 저걸 써?"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통 집전화 기본 요금이 한 달에 $30~$40는 하는데, 여기서 국제전화 옵션 넣고, 추가 서비스 넣으면 $50 훌쩍 넘는다.

그리고  핸드폰 요금제는 $25짜리 선불 요금제도 있고, 데이터도 훨씬 많고, 문자도 공짜에 통화 무제한.

거기다 카톡, WhatsApp, 페이스북 메신저 쓰면 국제전화도 무료나 다름없고.

하지만 유선전화가 무조건 비효율적이라고 단정하기엔 좀 애매한 구석도 있다.

일부 통신사들은 집 인터넷 + TV + 유선전화 묶어서 3-in-1 번들 상품으로 팔기 때문에, 집전화가 없으면 묶음 할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전화 안 써도 되니 달아만 주세요"라는 사람들이 여기서 나오는 거다.

또 하나, 전화기 자체가 정전 시에도 작동하기에 핸드폰 안터지는 지역에서 자연재해가 많다면 유선전화가 아직도 살아남을 이유가 있다는 거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유선전화는 분명히 시대에 뒤처진 기술처럼 보이긴 하지만 아직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

마치 필름카메라처럼 충성스러운 유저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고 한다.

허리케인, 토네이도, 눈보라, 산불 많은 지역에선 이게 진짜로 생명줄이 되기도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