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서부 끝자락, 워싱턴 카운티의 중심에 자리 잡은 헤이거스타운(Hagerstown, MD)은 대도시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딱 맞는 곳이다.

인구 약 4만 명 규모의 중소도시지만, 역사와 자연, 예술이 고루 어우러진 덕분에 하루나 주말 여행지로도 매력이 충분하다. 우선 이 도시의 대표 명소인 헤이거스타운 시티 파크(City Park)는 꼭 들러야 한다.

잔잔한 호수와 산책로, 그리고 미술관이 함께 있는 공원인데, 도시 한복판에서 이렇게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특히 '워싱턴 카운티 미술관(Washington County Museum of Fine Arts)'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미국 동부 예술가들의 작품과 유럽 회화가 전시되어 있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오리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벤치마다 노부부나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들이 휴식을 즐긴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메릴랜드가 단지 볼티모어나 애너폴리스 같은 해안 도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헤이거스타운은 교통의 요지답게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 근교 여행도 편하다. 차로 20분 거리에는 남북전쟁의 역사적 현장인 앤티텀 전투 유적지(Antietam National Battlefield)가 있다. 1862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지금은 평화로운 초원과 기념탑이 남아 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또 다른 명소로는 '헤이거스타운 프리미엄 아웃렛(Hagerstown Premium Outlets)'이 있다. 나이키, 코치, 마이클코어스 같은 브랜드를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어, 인근 도시에서 오는 방문객들도 많다. 여행 도중 쇼핑을 즐기기엔 딱 좋은 코스다. 식사할 곳으로는 다운타운의 '28 South'라는 레스토랑이 유명하다.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스테이크와 파스타, 그리고 지역 맥주가 인기다. 좀 더 캐주얼하게 즐기고 싶다면 'Rocky's New York Pizza' 같은 피자집이나 남부식 바비큐 전문점 'Schmankerl Stube'를 추천한다. 독일식 요리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다. 봄과 가을에는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헤이거스타운 페스티벌(Hagerstown Fairgrounds Festival)'과 '윈터 라이트 쇼(Winter Lights Show)'도 놓치기 아깝다.

지역 예술가들의 공연, 수공예품 마켓, 그리고 밤하늘을 밝히는 조명이 어우러져 소도시의 정겨운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숙박은 공원 인근의 'Homewood Suites by Hilton'이나 'Courtyard by Marriott'이 깔끔하고 조용하다. 여행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숙소로, 가족 단위 여행에도 잘 어울린다.

헤이거스타운의 진짜 매력은 화려함보다는 '일상의 여유'에 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공원을 산책하거나, 오래된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워싱턴 D.C.나 볼티모어에서 차로 90분이면 닿는 이 도시, 짧은 주말이라도 조용히 머물며 미국 소도시의 따뜻한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헤이거스타운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