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는 미국 건국의 초석을 다진 주 가운데에서도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곳이에요.

이곳의 이야기는 단순히 "워싱턴 D.C. 근처의 작은 주"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1632년, 영국의 조지 칼버트 경, 즉 볼티모어 경이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피난처로 설립한 것이 메릴랜드의 시작이었죠.

당시 영국에서는 가톨릭 신자들이 박해를 받았는데, 메릴랜드는 그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별칭이 "Free State"인 것도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그 자유정신의 뿌리에서 비롯된 거예요.

메릴랜드는 또 다른 이름으로 "America in Miniature"라 불립니다.

그 이유는 주 안에서 산, 평야, 해안, 강, 도시가 모두 공존하기 때문이죠.

서쪽에는 애팔래치아 산맥이, 동쪽에는 체서피크 만이 있어서 미국의 축소판처럼 다양한 지형과 문화를 보여줍니다.

볼티모어에서는 미국 최초의 철도인 볼티모어 & 오하이오 철도(B&O Railroad)가 바로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19세기 초에는 노예제 폐지를 위한 사회적 갈등도 격렬했을정도로 메릴랜드는 변화의 중심에 있었죠.


미국 국가(The Star-Spangled Banner)의 탄생도 이 땅에서 이루어졌습니다.

1812년 전쟁 중 영국군의 폭격 속에서도 볼티모어의 포트 맥헨리 깃발이 꺾이지 않았던 그 장면이 프랜시스 스콧 키의 영감을 불러일으켜 지금의 국가 가사가 된 거예요.

그래서 메릴랜드 사람들에게 별과 줄무늬 깃발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자부심 그 자체입니다.

메릴랜드의 전통은 단지 역사책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작은 해안 마을 안나폴리스에서는 아직도 18세기 양식의 벽돌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고, 거리마다 고풍스러운 등불과 조용한 선착장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은 또한 미국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한 도시로, 해양국가로서의 미국의 상징적 뿌리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죠.

반면 동부 해안의 체서피크 만에서는 수세기 동안 이어온 게잡이 문화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블루크랩(청게)을 잡아 올리고, 그걸 쪄서 올드베이 시즈닝을 뿌려 먹는 전통은 메릴랜드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자 정체성입니다.

바다 냄새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단순한 생업을 넘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 문화 그 자체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살아 숨 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것이 바로 메릴랜드의 매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