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에서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월세 외에 붙는 수도, 쓰레기, 하수도 같은 비용이 은근히 신경 쓰인다는 걸 알 겁니다.
그런데 요즘 일부 아파트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세입자들이 아예 요금 납부를 거부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이 RUBS(Ratio Utility Billing System), 우리말로 쉽게 말하면 '건물 전체 유틸리티 요금을 세입자들에게 일정한 기준으로 나눠 내게 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자기 집에 전기나 수도 계량기가 따로 있으면 간단합니다. 내가 100을 썼으면 100만큼 내면 됩니다. 그런데 오래된 아파트 중에는 세대별 계량기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건물 전체 수도요금 등이 한꺼번에 나오고, 관리회사나 전문 대행업체가 아파트 크기나 거주 인원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 각 세대에 나눠 청구합니다.
말만 들으면 그럴듯한데 실제 생활에서는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2베드룸이라고 해봅시다. 한 집에는 30대 남자 혼자 살면서 방 하나를 홈오피스로 사용합니다. 아침에 샤워하고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 간단하게 밥 먹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 2베드룸에는 성인 남자 6명이 같이 산다고 해보죠. 매일같이 샤워하는 사람 6명, 빨래하는 사람 6명, 화장실 사용하는 사람도 6명입니다. 당연히 물 사용량부터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크기가 같다는 이유로 비슷한 수도요금을 내라고 하면 혼자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인 겁니다.
LA 한인타운 버질과 4가 인근 버질 스퀘어 아파트에서도 이런 공동 유틸리티 청구 문제를 놓고 갈등이 커졌습니다.
한 주민은 입주 당시 월 유틸리티 비용이 약 50달러 정도라고 들었지만 몇 년 후 쓰레기, 하수도, 수도 등을 합친 청구액이 182달러까지 올라갔다고 주장했습니다. 1년이면 상당한 금액입니다. 10년전만해도 아파트에서 쓰레기요금, 수돗물은 무료였는데 말이죠.
더 답답한 것은 왜 그 금액이 나왔는지 계산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주민들이 건물 전체 원본 고지서와 세대별 계산 방법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다른 LA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나옵니다. 월세는 3,400달러로 정해져 있는데 수도와 냉난방 등을 포함한 공동 비용이 몇 달 사이 332달러에서 541달러로 뛰었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생활비 계획 자체가 흔들립니다.
건물주 입장에도 할 말은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세대마다 수도 계량기를 새로 설치하려면 배관을 뜯고 공사를 해야 해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동요금 방식을 없애버리면 건물 전체에 부과되는 수도나 하수도 비용을 어떤 방법으로 나눌 것이냐는 현실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RUBS 자체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투명성'이라고 봅니다.
이번 달 건물 전체 수도요금이 얼마였는지, 몇 세대가 나눠 내는지, 우리 집에는 어떤 계산식을 적용했는지 최소한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영장이나 공용시설에서 사용한 물까지 포함됐다면 그것 역시 알려줘야 합니다.
공동 유틸리티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실제로 얼마나 사용했는지와 내가 내는 돈이 정확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혼자 사는 2베드룸과 여섯 명이 사는 2베드룸을 비슷하게 계산한다면 당연히 불만이 생깁니다.
개별 계량기가 가장 깔끔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계산 방식만큼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joyfulroadwalker2008
신바람D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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