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동네 한인 마트에서 계산을 하다가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과 잠깐 얘기를 나눴습니다. 시급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냥 최저임금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이 마음에 남아 오늘은 최저임금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오클라호마의 최저임금은 지금도 시간당 7.25달러입니다. 연방 최저임금과 같은 금액이고, 2009년 7월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올해 이 숫자를 바꿔 보자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State Question 832, 흔히 SQ 832라고 부르는 주민발의안입니다. 2026년 6월 16일 예비선거 투표용지에 올라갔습니다.
내용은 단계적 인상이었습니다. 2027년에 12달러, 2028년에 13.50달러, 2029년에 15달러로 올리는 구조였어요. 2030년부터는 CPI-W, 즉 도시 임금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에 맞춰 매년 조정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집계 기준으로 반대가 55%를 조금 넘었고 찬성은 44%대에 머물렀습니다. 생각보다 차이가 꽤 났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둘 대목이 있습니다. 이 발의안은 원래 2024년 11월 본선거에 올라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명 검증이 늦게 끝나면서 그 일정에 맞추지 못했고, 스팃 주지사가 행정명령으로 투표일을 2026년 6월 예비선거로 정했습니다.
예비선거는 본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은 편이죠. 캠페인 측 대변인도 투표율이 높은 11월 선거였다면 결과가 달랐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반대쪽 논리도 공정하게 소개해야겠죠. 주 상공회의소는 강한 노동시장이 이미 임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강제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주지사와 공화당 주류, 보수 싱크탱크인 OCPA도 반대편에 섰습니다.
실제로 OKC에서 대형 체인이나 물류센터 공고를 보면 7.25달러보다 높은 시급을 내건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의미 없다는 말도 들리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최저선은 모두가 받는 금액이 아니라, 협상력이 가장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바닥입니다. 영어가 서툰 이민 1세대, 처음 일을 시작하는 십대, 작은 가게에서 일하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하죠. 경기가 나빠지면 그 바닥까지 내려가는 사람들이 바로 이분들입니다.
숫자로 한번 볼까요. 7.25달러로 주 40시간, 1년 52주를 일하면 세전 15,080달러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15달러라면 31,200달러가 되죠.
두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렌트와 자동차 보험만 생각해도 혼자 살기 빠듯한 금액입니다.
이웃 주들과 비교하면 더 분명해집니다. 아칸소는 2018년 주민발의가 68.5%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2021년부터 최저임금이 11달러입니다. 미주리는 2026년 1월에 15달러가 됐습니다.
같은 생활권인데 주 경계선 하나로 바닥이 이렇게 다르다는 겁니다. 오클라호마가 주변보다 물가가 낮은 건 맞지만, 차이가 이 정도면 설명이 다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그럼 지금 여기서 일하는 우리 한인들은 뭘 챙기면 될까요. 제가 늘 강조하는 몇 가지를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pay stub을 꼭 보관하세요. 근무 시간과 시급, 공제 항목이 맞는지 매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현금으로 받는 경우라면 본인이 직접 날짜별 근무 시간을 적어 두세요.
둘째, overtime 규정을 알아두세요. 연방 공정근로기준법(FLSA) 적용 대상인 시급 근로자는 주 40시간을 넘긴 시간에 대해 통상 시급의 1.5배를 받아야 합니다. 의외로 이걸 놓치는 분이 많습니다.
셋째, 문제가 있으면 혼자 끙끙대지 마세요. 연방 노동부 임금근로국(Wage and Hour Division)에 상담이나 신고를 할 수 있고, 번호는 1-866-487-9243입니다. 망설여진다면 상담부터 받아보세요.
넷째, 이직할 때 시급만 보지 마세요. 건강보험 지원, 유급휴가, 교대 근무 수당까지 합쳐서 비교해야 진짜 조건이 보입니다. 시급 50센트 차이보다 보험 하나가 더 클 때가 많습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 입장도 이해합니다. 작은 식당이나 세탁소를 운영하면 인건비 1달러 인상이 곧 마진 문제로 이어지죠. 그래서 단계적 인상 설계와 소상공인 지원이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닥이 낮으면 결국 그 비용은 다른 곳으로 넘어갑니다. 저임금 근로자가 공공 지원 프로그램에 기대게 되면 그 부담은 세금을 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니까요.
그렇다고 이번 부결이 끝은 아닙니다. 주민발의는 다시 할 수 있고, 주 의회에서 법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연방 차원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클라호마도 자동으로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투표입니다. 이번처럼 예비선거에 중요한 안건이 올라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시민권자라면 유권자 등록 상태를 미리 확인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5달러안이 통과되길 바랐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기준이거든요. 물론 다른 판단도 존중합니다.
그날 마트에서 만난 그 학생은 자기는 곧 다른 데로 옮길 거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안심이 되면서도 마음 한편이 씁쓸했습니다. 옮길 곳이 없는 분들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오클라호마 최저임금은 여전히 7.25달러이고, SQ 832는 2026년 6월에 부결됐습니다. 내 급여 명세서를 챙기고, overtime을 확인하고, 다음 투표에 참여하는 것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혹시 주변에 임금 문제로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한번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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