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일해서 은퇴? 가능은 하다.

하지만 걱정 없는 은퇴? 그건 준비한 자의 특권이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Social Security, 한국말로 하면 국민연금 같은 미국의 사회보장 제도인 '소셜 연금'이다.

10년이상 일하면서 세금 내면 받을 수 있어요. 1년에 4개 크레딧 주니까 10년 일해서 40개만 있으면 연금 자격 생겨요.

이런 얘기 들어보셨을 거다. 그런데 진짜 그 10년만 일하고 은퇴가 가능할까?

소셜연금이 내 노후를 책임져줄 만큼 나오는 걸까? 실제 가능한지 알아보자.

A씨는 미국에 45세에 와서 한인 마켙 정육부에서 일하며, 매년 $35,000 정도 소득을 55세까지 신고해왔다.

그 전엔 세금 한 번 안 냈고, 딱 10년 일해서 겨우 40크레딧을 채운 상황이다.

자, 그렇다면 이분이 받을 수 있는 소셜연금은 과연 얼마일까?

소셜연금은 40크레딧(즉, 10년 동안 소득 신고)을 하면 받을 자격이 생긴다.

여기서 크레딧은 1년에 최대 4개씩 받을 수 있고, 2025년 기준으로 $6,920 이상만 벌면 그 해의 4개 크레딧을 모두 획득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크레딧을 '채우는 것'은 자격 요건일 뿐이고, 얼마를 받느냐는 전적으로 '소득 기록'과 '나이'에 따라 결정된다.

연금액은 단순 평균이 아니라 최고소득 연도 35년치를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이분은 소득 기록이 10년밖에 없으니, 나머지 25년은 전부 '0'으로 계산된다.

$35,000 x 10년... 실제로 받는 금액은?

계산해보자. 10년 동안 매년 $35,000 소득을 꾸준히 신고했을 경우, 이를 바탕으로 62세에 조기수령을 신청한다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대략 월 $700~$750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이나 수령 시점의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 나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로 본다.)

소셜연금은 소득이 높고 기간이 길어야 유리하다. 적게 오래 벌수록 돌려 받는게 없고, 많이 오래 벌수록 돌려 받는게 많아지는 구조다.

그럼 이걸로 은퇴 가능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요...다."

미국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월 평균 생활비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1,800~$2,500 이상으로 본다.

월 $750 가지고 렌트, 보험, 의료비, 식비까지 커버하긴 어렵다.

특히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174.70/월, 2025년 기준)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에, 연금 전액을 그대로 생활비로 쓰지도 못한다.

그럼 늦었느냐? 꼭 그렇진 않다.

만약 62세부터가 아니라 67세까지 기다리면 월 수령액이 $900~$1,000으로 소폭 늘어난다. 혹은 65세 이후까지 계속 마켙을 운영하며 소득 신고를 늘리면, 기존 0으로 계산된 공백이 줄어들면서 연금액이 조금씩 증가한다. 또, IRA(개인 은퇴 계좌)라도 지금부터라도 불입을 시작해두면, 세금 혜택과 함께 보조 수입원이 생긴다.

소셜연금은 분명히 큰 도움이 되는 제도지만, "10년만 세금 내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현실은 냉정하고, 숫자는 솔직하다.

하지만 일할직장이 있다면 기회는 있다. 5년 정도 더 일하면서 소득 기록을 쌓고, 소셜연금 외에도 다른 수입원을 준비하는 게 현실적인 대응이다.

나는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소셜연금을 '받을 수 있냐'보다 '어떻게 더 똑똑하게 활용할 수 있냐'를 고민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