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꼭대기에 삼각형처럼 삐쭉 올라온 부분, Erie Triangle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그 삼각형 땅을 두고 뉴욕,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가 서로 가져가겠다고 기 싸움도 했대요.

바닷길 하나 없던 펜실베이니아 입장에서는 물길 확보가 진짜 절실했을 것 같아요. 물이 있어야 배가 드나들고 교역도 하고 산업도 발전하죠.

결국 펜실베이니아가 돈을 주고 그 땅을 사오면서 지금의 Erie Triangle 모양이 된 건데 덕분에 펜실베이니아도 위쪽으로 호수와 연결돼 버린 거죠. 생각해보면 물길 없던 주가 저 삼각형 하나로 운명이 바뀐 셈이에요.

그 땅을 중심으로 생긴 도시가 바로 Erie예요. 이름도 호수 이름이랑 같죠. 지금은 여름만 되면 현지인들이 호숫가에 나와 돗자리 깔고 피서도 하고, 아이들 물놀이 시키고, 주변 공원에서 피크닉도 하고 그래요.

중서부 느낌 나는 한적한 바닷가(호숫가지만 바다처럼 보여요)라서 도심의 소음 같은 건 거의 없어요. 미국 여행 계획 세우면 흔히 뉴욕, 워싱턴 DC, 나이아가라 폭포 이런 거 먼저 떠올리잖아요.

저는 복잡한 관광지보다 이런 Erie 같은 조용한 곳이 더 좋더라구요. 호수 바람 솔솔 불고 커피 들고 산책이나 하고, 벤치에 앉아 가만히 사람 구경하다 오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충전되는 느낌이에요.

옛날엔 땅을 두고 다툼까지 있었던 지역이지만, 지금의 Erie는 조용하고 정다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도시예요.

호숫가 따라 산책로가 잘 나 있고, 항구에 요트들이 줄줄이 정박한 모습 보면 괜히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부자된 느낌까지 들어요.

바람 부는 자리 아무 데나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고, 겨울엔 눈이 내려 조금 춥지만 그 나름의 운치가 있어서 또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저녁쯤엔 현지 식당에서 따끈한 스프 한 그릇 먹고 나오면 "아 여행 잘 왔다" 싶고요.

유명 관광지처럼 바가지를 씌우려는 분위기도 없고, 호객꾼도 없어 편안해요. 아이들 데리고 가면 좀 뛰어다녀도 큰 눈치 안 보이고, 어른들은 천천히 산책만 해도 충분히 좋은 곳이죠.

"여기가 물길을 얻기 위해 챙겨온 귀한 삼각형 지역" 이구나 하는 사연을 알고 보면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여행의 재미가 더 살아납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지에 갈 때마다 이런 배경 이야기를 찾아보는 맛을 좋아해요. 다음에 뉴욕이나 그레이트 레이크 근처를 여행할 일이 있다면, 살짝 들러서 "아 이게 그 삼각형이구나" 하고 한 번 둘러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