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도를 보고 여행하다 보면 '버펄로(Buffalo)'라는 이름이 붙은 도시가 유난히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뉴욕주의 버펄로는 워낙 유명해서 대부분 그 도시만 떠올리지만, 사실 미국 전역 곳곳에 같은 이름의 작은 마을들이 숨어 있습니다. 왜 이렇게 '버펄로'가 흔한 이름이 됐을까 이유를 알고 보면 미국의 역사와 개척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버펄로'는 원래 미국 동부와 중서부 초원지대에 살던 들소, 즉 아메리칸 바이슨(American Bison)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초창기 유럽인 탐험가들과 개척자들은 이 거대한 동물을 보고 유럽에서 봤던 물소(buffalo)와 비슷하다고 착각해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이름이 지역명으로 번지게 된 거죠. 초원을 가로지르던 강가나 평원에서 이 동물들을 많이 보던 사람들은 그곳을 '버펄로 리버', '버펄로 크릭', '버펄로 힐'처럼 불렀고, 나중에 마을이 세워지면서 그대로 도시 이름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18~19세기 미국의 서부 개척 시기에는 지도에 아직 이름이 없는 지역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눈에 띄는 동물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짓는 게 흔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버펄로는 미국인들에게 힘, 자유, 그리고 개척 정신의 상징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이름으로 쓰기에도 아주 적당했죠. 또 하나 재미있는 이유는 초기 정착민들이 이미 유명한 '뉴욕주 버펄로'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욕 버펄로는 19세기 중반 운하와 철도 덕분에 급성장하면서 '미국의 관문 도시'로 불렸는데, 이 성공적인 도시 이름을 따라 하려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작은 마을이 생길 때마다 '우리도 버펄로처럼 커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아 같은 이름을 붙인 거죠.

실제로 미국 지명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Buffalo'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이 20곳이 넘고, 각 주마다 하나쯤은 존재합니다.

텍사스, 노스다코타, 사우스캐롤라이나, 와이오밍 등 다양하죠. 대부분은 인구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그 이름 덕분에 어디서 들어도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재미있게도 이런 도시 이름은 미국식 낭만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버펄로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자유롭게 초원을 달리는 야생의 상징이고, 미국 서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버펄로'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어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로 남아 있습니다.

게 말해, 미국에서 '버펄로'라는 도시 이름이 많은 건 역사적 배경, 자연의 상징, 그리고 사람들의 희망이 한데 섞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버펄로'는 미국이 개척하던 시절의 정신과 풍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하나의 상징 같은 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