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대용량, 2인 가구가 다 먹는 소분 보관법 - Chino - 1

지난 주말에 코스트코에서 다진 소고기 큰 팩 하나, 닭가슴살 한 봉지, 식빵 두 줄짜리 묶음을 카트에 담았어요. 계산대 앞에서는 뿌듯했는데, 집에 와서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한숨부터 나오더라고요.

둘이 사는 집에 이 양이 말이 되나 싶었죠. 사실 저 예전엔 반은 버렸어요. 싸게 사놓고 버리면 결국 비싸게 산 거잖아요.

그래서 몇 년 동안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소분 요령을 오늘 정리해 보려고 해요. 대단한 비법은 아니고, 장 보고 온 날 한 시간만 투자하는 방법이에요.

제일 먼저 기억할 건 시간이에요. 미국 농무부(USDA) 안내를 보면 상하기 쉬운 음식은 실온에 2시간 넘게 두지 말라고 해요. 바깥 기온이 화씨 90도를 넘으면 1시간으로 줄어들고요.

여름에 차 트렁크에 고기 싣고 볼일까지 보고 들어오던 제 습관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그때 알았어요. 요즘은 코스트코 들르는 날엔 다른 약속을 안 잡아요.

집에 오면 냉장고와 냉동고 온도부터 봐요. 기준은 냉장 화씨 40도 이하, 냉동 화씨 0도예요. 온도계 하나 붙여두면 마음이 훨씬 편해요.

자, 이제 고기부터 보실게요. 다진 소고기는 큰 덩어리째 얼리면 나중에 정말 곤란해요. 저는 한 끼 분량씩 지퍼백에 나눠 담고 손바닥으로 납작하게 눌러서 얼려요.

이렇게 하면 해동도 빠르고 냉동실에 책처럼 세워서 꽂을 수 있어요. 지퍼백 위에는 매직으로 날짜를 꼭 적어요.

날짜를 적는 이유가 있어요. 화씨 0도에서 얼린 음식은 안전 면에서는 계속 괜찮지만, 맛과 품질에는 기한이 있거든요. 다진 고기는 3~4개월 안에 먹는 걸 권장해요.

닭은 조금 더 여유가 있어요. 조각낸 닭고기는 9개월 정도, 통닭은 1년 정도가 품질 기준이에요. 그래도 저는 몇 달 안에 다 먹으려고 해요.

원래 포장 그대로 2개월 넘게 냉동할 거면 쿠킹포일이나 냉동용 비닐로 한 번 더 감싸라는 안내도 있어요. 마트 랩은 생각보다 얇아서 냉동실 냄새가 배고 표면이 하얗게 말라버리거든요.

빵은 받자마자 한 줄을 바로 냉동실로 보내요. 두꺼운 냉동용 봉투에 넣으면 3개월 정도 품질이 유지된다고 해요.

아침에 두 장씩 꺼내서 토스터에 바로 넣으면 갓 산 빵처럼 바삭해요. 처음 해봤을 때 왜 이걸 이제 알았나 싶어서 혼자 웃었어요.

치즈는 좀 갈려요. 체다 같은 단단한 치즈는 냉동해도 괜찮은 편인데, 부드러운 치즈는 얼리면 질감이 망가지기 쉽다고 해요.

그래서 단단한 치즈는 잘게 갈아서 소분해 얼리고, 브리나 크림치즈 같은 건 아예 작은 사이즈를 따로 사요. 무조건 대용량이 답은 아니더라고요.

채소와 과일은 제일 많이 버리던 품목이에요. 시금치나 베리 종류는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뺀 다음 키친타월을 깔고 밀폐용기에 넣어둬요.

며칠 안에 못 먹을 것 같으면 바나나는 껍질 벗겨 썰어서, 베리는 펼쳐서 얼려요. 스무디나 오트밀에 넣으면 아무도 냉동인 줄 몰라요.

요리를 미리 해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큰 냄비에 불고기나 카레를 넉넉히 만들어서 얕은 용기에 나눠 담으면 빨리 식어서 더 안전해요.

소스나 국물은 아이스큐브 트레이나 머핀틀에 부어 얼린 다음 조각만 지퍼백에 옮겨 담아요. 찌개 끓일 때 두세 조각 톡 넣으면 되니까 정말 편해요.

이렇게 만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서 3~4일 안에 먹고, 그 안에 못 먹겠다 싶으면 바로 얼려요. 다시 데울 땐 화씨 165도까지 확실히 데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집 냉동실을 지금 열어보면요, 왼쪽 칸엔 납작한 고기 봉투들이 날짜순으로 서 있고 오른쪽엔 빵과 치즈 봉투가 있어요. 맨 위 칸은 이번 주 안에 먹어야 할 것들 자리예요.

이 칸을 정해두니 뭐가 오래됐는지 한눈에 보여요. 냉장고 문에 작은 메모지를 붙여서 들어 있는 목록을 적어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그래도 넘치는 날이 있어요. 그럴 땐 저는 이웃이나 친구랑 반씩 나눠요. 처음부터 같이 장을 봐서 나누는 집도 주변에 꽤 있어요.

사실 이건 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기도 해요. 대용량 할인은 연회비를 내고, 차가 있고, 큰 냉동고가 있는 사람한테 유리한 구조잖아요.

그래서 저는 잘 나누는 게 단순한 절약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사는 어르신 댁에 반찬 한 통 갖다드리는 것만으로도 버려질 음식이 누군가의 한 끼가 되니까요.

나눌 곳이 마땅치 않다면 동네 푸드뱅크에 개봉 안 한 통조림이나 건조식품을 기부하는 방법도 있어요. 받는 품목은 곳마다 다르니 미리 물어보시는 게 좋아요.

정리해 보면 저는 사 오는 날 바로 나누고, 납작하게 얼리고, 날짜를 쓰고, 넘치면 나눠요. 이 네 가지만 지켜도 버리는 양이 확 줄었어요.

대용량이 무조건 이득은 아니에요. 다 먹을 수 있을 때만 이득이에요. 저라면 처음엔 고기랑 빵처럼 냉동이 쉬운 품목만 대용량으로 사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여러분 댁에서 코스트코에서 사 와서 제일 많이 버리게 되는 품목은 뭔가요? 채소인지, 빵인지, 아니면 소스류인지 댓글로 하나만 골라서 알려주세요. 다음 글에서 그 품목 보관법을 따로 모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