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넌데일의 저녁 거리는 나름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한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다가 소주 한 병 시키고, 2차로 포차 스타일 식당에 들어가 소맥 한잔하는 식이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한국에서 술자리 갖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애넌데일에서 술을 마실 때 한 가지는 꼭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버지니아의 DUI, 음주운전 법규입니다.
버지니아에서 일반 성인 운전자의 법적 혈중알코올농도(BAC) 기준은 0.08%입니다. 상업용 차량 운전자는 0.04%로 더 낮고, 21세 미만 운전자에게는 0.02%라는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소주 한두 잔밖에 안 마셨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BAC는 체중이나 성별, 마신 속도, 음식 섭취량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0.08% 아래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실제 운전 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DUI 초범도 가볍게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버지니아에서는 일반적으로 Class 1 misdemeanor로 처리될 수 있고, 최소 $250의 벌금과 1년 운전면허 정지 등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법원 비용과 변호사 비용까지 생각하면 실제 경제적인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BAC가 높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BAC 0.15~0.20이면 최소 5일의 의무 구금이 추가될 수 있고, 0.20을 넘으면 최소 10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DUI부터는 벌금과 면허정지, 의무 구금 기간이 더욱 무거워지고, 일정 조건에서 세 번째 DUI는 felony, 즉 중범죄로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차에 어린아이가 타고 있었다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17세 이하 미성년자를 태운 상태에서 DUI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추가 의무 구금과 벌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의외로 무섭게 느끼는 게 그다음입니다. DUI 유죄판결을 받으면 Virginia Alcohol Safety Action Program(VASAP) 같은 교육 및 관리 프로그램을 거쳐야 할 수 있고, 운전을 다시 하기 위해 ignition interlock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도 골치 아파집니다. 버지니아에서는 DUI 이후 FR-44 같은 재정책임 증명이 요구될 수 있는데, 일반 운전자보다 높은 수준의 보험 책임한도를 유지해야 해서 보험료 부담이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결국 애넌데일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자동차 열쇠를 집어 드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요즘은 Uber나 Lyft도 있고, 처음부터 술을 마시지 않을 사람을 designated driver로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차를 식당 주차장에 놓고 다음 날 찾으러 가는 게 조금 귀찮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DUI 한 번 걸려서 몇 년을 고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애넌데일의 밤은 즐겁게 보내되, 소주잔을 들었다면 그날만큼은 운전대를 내려놓는 게 가장 편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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