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살다보면 테네시가 왜 '초록의 주'라고 불리는지 정말 실감합니다.
문만 열면 나무 냄새가 먼저 들어오고, 길을 조금만 달려도 금방 숲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울창한 숲이라는 게 말처럼 로맨틱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예쁘긴 한데... 살아보면 가끔은 "나무들이 셍각보다 기가 세다" 싶은 순간도 생깁니다.
여름엔 잎이 너무 촘촘해서 한낮인데도 그늘이 축축하게 깔리고, 공기가 초록으로 눌린 느낌입니다.
처음엔 "우와 자연 좋다!" 하지만 8월 즈음엔 "음... 조금만 덜 울창해도 괜찮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흙냄새랑 습기가 기분 좋게 밀려오지만 동시에 모기도 세 배로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아침엔 새들이 기상 알람보다 빨리 노래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감동이었어요. 그런데 며칠 지나면 "새들아... 오늘은 7시에 시작하면 안 되겠니..." 싶은 날도 있죠. 밤에는 귀뚜라미가, 주말엔 다람쥐가 낙엽 깔면서 뛰어다니고, 가끔은 뒷마당에 사슴이 멀뚱히 서 있어요. 예쁘긴 한데 자연이 인간보다 더 당당하게 자리 잡은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숲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Radnor Lake 같은 데 가면 나무 사이로 햇빛이 갈라지며 내리고, 물결 따라 은은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아, 이 맛에 테네시 사는구나' 싶어요. 흙길 밟을 때 발바닥에 느껴지는 촉촉함, 쉼 없이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 그런 것들이 하루 피로를 천천히 풀어줍니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또 다른 현실이 있습니다. 단풍은 사진보다 더 예뻐서 감탄 나오는데, 그 예쁨의 뒷면에는 무한 낙엽 청소가 따라옵니다. 쓸고 치워도 다음날 똑같이 쌓이고, 비 오기 전엔 잎이 바닥에 눌어붙어 떼어내기도 힘들고요. 인스타그램엔 모두 감성 가득 단풍샷을 올리지만, 저는 빗자루 들고 생각합니다. "이 아름다움은 누가 치우지? 아, 나구나."
결국 테네시 숲은 예쁘고, 고요하고, 마음을 쉬게 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의외로 번거로운 부분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도 하루 끝에 산책 나가서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노을을 보면 또 마음이 녹아요. 불평하다가도 다시 좋아지는 패턴, 참 사람이 간사한가 싶지만... 사실은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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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민트 Crea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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