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살고 있는데 9월말이 되어가니 계절이 바뀌는 걸 몸으로 먼저 느끼게 됩니다.

한낮에는 한두 주 전만 해도 늦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바람이 제법 차갑습니다.

여기 시카고는 여름에는 덥다 못해 숨이 막히다가도 가을이 되면 금세 기온이 뚝 떨어지고 겨울이 되버립니다.

올해부터는 겨울이 와도 예전처럼 입에 맞는 탄수화물 많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안됩니다.

병원에서 혈당 수치가 경계선에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당뇨'라는 단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더라고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진짜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두 달 동안 식단이랑 운동을 제대로 해봤습니다.

닭가슴살과 방울토마토로 버티며 두 달 만에 8파운드를 빼고 기분 좋아서 직장 동료들한테 "Do I look thinner?"라고 자랑도 했었죠.

그런데 조금 빠졌으니 이제 좀 쉬어도 되겠지 하고 퇴근길에 긴장을 푼 게 화근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몸은 지치고 머리는 무겁고, 그럴 때 길거리마다 널려있는 햄버거 가게 간판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몰라요.

그렇게 몇 번 햄버거 먹다보면 식욕이 돌아서 밥차려 먹고...

딱 2주 지나고 보니 두 달 동안 어렵게 빼낸 체중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더라고요.

뱃살도 포동포동하게 원상복귀.... 난 햄버거하고 감튀만 먹은거 같은데... 뭐냐이게...

허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제 진짜 큰일 나겠구나 싶은 두려움도 몰려왔습니다.

당뇨라는 그림자가 제 곁을 맴도는 상황에서 다시 예전처럼 무너진다면 결과는 뻔히 보이니까요.

햄버거의 유혹은 여전히 크겠지만, 그 순간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제 혈당과 건강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싸움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다시 운동화를 꺼내 신고, 냉장고 안에 야채와 닭 가슴살을 채워 넣으면서 다짐합니다.

이번에는 요요가 아니라 꾸준함으로 기록을 남겨보자.

제 몸무게가 줄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당뇨 걱정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사는 게 목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