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바마 주에는 아주 독특한 주 문장(State motto)이 있습니다.

 "Audemus jura nostra defendere"라는 라틴어 문장인데요, 영어로 번역하면 "We Dare Defend Our Rights", 즉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킬 용기를 낸다"라는 의미입니다. 처음 들으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이 문장 안에는 알라바마 주가 걸어온 역사와 사람들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알라바마 주의 주 문장은 1923년에 처음 채택되었는데, 당시 주 역사위원회에서 라틴어 전문가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랍니다. 원래는 영국 시인 사무엘 존슨의 시구 "Men who their duties know, but know their rights, and knowing, dare maintain"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여기서 핵심 구절인 "dare maintain our rights"를 따서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지금의 문장이 탄생한 것이죠.

이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알라바마 사람들의 자존심과 강한 독립심이 보입니다.

남북전쟁 이후 미국 역사 속에서 가장 큰 상처와 변화를 겪었던 주 중 하나가 바로 알라바마인데,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지킨다"는 메시지는 단순히 법적인 권리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존감과 삶의 방식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다짐처럼 들려요.

특히 흥미로운 건, 이 문장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알라바마의 정치와 사회를 설명해 주는 구호처럼 쓰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주 내에서는 연방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주의 권리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데, 이런 흐름이 바로 주 문장과 맞닿아 있어요.


알라바마의 자주성, 독립심, 그리고 보수적인 기질이 이 한 줄 문장에서 그대로 느껴지는 셈이죠.

하지만 단순히 보수적인 색깔만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 "권리를 지킨다"는 말은 약자에게도 힘이 되어줍니다.

알라바마 주 역사 속에서 흑인 민권운동이 크게 일어난 것도 이 땅의 사람들이 권리를 지키려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에요.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이나 셀마 행진 같은 중요한 사건들이 모두 알라바마에서 일어났다는 건, 이 문장이 가진 힘이 단순히 구호에 그친 게 아니라 실제 사회 변화를 끌어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지금 알라바마를 여행하다 보면 주청사 건물이나 공식 문서, 심지어 기념품 가게에서도 이 문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라틴어라서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을 알게 되면 괜히 마음에 와닿는 힘이 있어요. "우리는 권리를 지킬 용기를 낸다"라는 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결국 핵심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겠죠.

저는 이 문장을 보면서 알라바마 주민들의 성격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면서도 고집이 있고, 쉽게 물러서지 않는 태도, 그리고 자기 고장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마음.

그래서 알라바마를 방문하거나 이곳에 산다면, 그냥 풍경과 음식만 즐기지 말고 이런 역사정신까지 함께 느껴보면 훨씬 더 깊은 경험이 될 거예요.

결국 "Audemus jura nostra defendere"는 알라바마라는 땅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한 줄의 문장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울림이 있는 말, 그리고 앞으로도 알라바마의 정신을 지탱해 줄 기둥 같은 존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