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먹다가 고등학생 조카가 툭 던지더라고요. ACT는 이제 과학 안 봐도 된다는데, 그럼 SAT 말고 ACT 봐도 되는 거 아니냐고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우리 때 ACT 하면 그래프랑 실험표가 잔뜩 나오는 과학 지문이 제일 무서웠거든요. 그래도 삼촌 체면이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노트북을 열어 같이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맞는 말입니다. ACT가 형식을 바꾸면서 과학 섹션이 선택 과목이 됐어요.
온라인 시험은 2025년 4월부터, 종이 시험은 2025년 9월부터 바뀐 형식이 적용됐습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보는 스쿨데이 시험은 2026년 봄부터 순차적으로 넘어가는 중이고요.
제일 큰 변화는 종합점수 계산법입니다. 이제 컴포지트 점수는 영어, 수학, 리딩 세 과목만으로 냅니다.
과학을 보면 점수가 따로 나오긴 하지만 컴포지트에는 안 들어가요. 1~36점 척도는 그대로입니다.
시험 길이도 확 줄었습니다. 예전엔 과학 포함 215문항이었는데, 지금은 과학까지 다 봐도 171문항이에요.
과학을 빼면 131문항입니다. 영어 50문항 35분, 수학 45문항 50분, 리딩 36문항 40분으로 쉬는 시간 빼고 2시간 5분이면 끝나요.
과학을 선택하면 40문항 40분이 더 붙습니다. 이 정도면 집중력 약한 아이들한테는 꽤 반가운 소식이죠.
ACT 측은 응시하는 버전에 따라 시험 길이가 최대 3분의 1까지 줄었다고 설명합니다. 하루 종일 진 빠지던 시험이 꽤 가벼워진 셈이에요.
그럼 SAT는 어떨까요. 디지털 SAT는 원래부터 과학 섹션이 없습니다.
읽기와 쓰기 54문항, 수학 44문항, 합쳐서 98문항이고 시험 시간은 2시간 14분이에요. 앞 모듈 성적에 따라 다음 모듈 난이도가 달라지는 적응형 방식입니다.
숫자만 보면 시간은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차이는 속도감에서 납니다.
직접 나눠 보니 ACT 영어는 한 문항에 42초 정도, SAT 읽기와 쓰기는 70초 남짓이더라고요. 수학도 ACT는 문항당 약 1분 7초, SAT는 1분 35초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ACT는 여전히 빨리 푸는 시험이에요. 손이 빠르고 긴장 안 하는 아이라면 ACT가 맞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 문제씩 곱씹어야 마음이 놓이는 아이라면 SAT 쪽이 덜 괴롭습니다. 조카는 저를 닮아서 성격이 급한 편이라 ACT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군요.
그런데 과학을 그냥 버려도 되느냐, 여기서 한 번 멈춰야 합니다. 대학마다 입장이 아직 정리 중이거든요.
상당수 대학은 과학 점수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대학은 ACT를 낼 거면 과학까지 내라고 하거나, 공대와 이과 지원자에게 제출을 권장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자료를 찾아보니 같은 학교를 두고도 사이트마다 말이 다른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원 블로그 말고 지원할 학교 입학처 페이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슈퍼스코어도 알아둘 만합니다. 예전 형식으로 본 시험의 과목별 최고점도 새 방식 슈퍼스코어에 섞어 쓸 수 있어요.
다만 이미 받은 예전 컴포지트 점수를 ACT가 소급해서 다시 계산해 주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과학 때문에 점수가 깎였다면 새 형식으로 한 번 더 보는 게 낫겠죠.
응시료는 해마다 조금씩 오르니 등록 직전에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과학을 넣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니 그것도 같이 보시고요.
저소득 가정이라면 두 시험 모두 응시료 면제 제도가 있습니다. 학교 카운슬러에게 물어보면 자격이 되는지 바로 알려 줍니다.
제가 정리한 기준은 이렇습니다. 이공계 지망이고 과학 지문 읽는 게 편하면 ACT에 과학까지 보는 겁니다.
문과나 예체능 쪽이고 속도에 자신 있으면 과학 빼고 ACT 세 과목으로 가볍게 갑니다. 시간에 쫓기면 실수가 많아지는 아이는 SAT가 낫고요.
제일 좋은 방법은 둘 다 공식 모의고사를 한 번씩 풀어 보는 겁니다. 점수 비교표로 환산해 보면 어느 쪽이 유리한지 금방 보여요.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재고 한 번에 쭉 푸는 게 중요합니다. 중간에 쉬면서 풀면 속도 차이가 안 보이거든요.
SAT는 칼리지보드의 Bluebook 앱으로 연습 시험을 볼 수 있고, ACT도 공식 사이트에 연습 자료가 있습니다. 공짜로 할 수 있는 건 다 써먹는 게 손해 안 보는 길이죠.
조카랑 주말에 모의고사 두 개를 풀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도 옆에서 수학 몇 문제 같이 풀어 보려고요.
솔직히 틀리면 좀 창피하겠지만 괜찮습니다. 웃으면서 다시 풀면 되죠.
나라면 이공계가 아닌 이상 과학 없는 ACT를 먼저 시도해 보겠습니다. 시험 하나 줄었다는 건 어쨌든 아이 입장에선 숨 쉴 틈이 생긴 거니까요.
입시 얘기만 나오면 부모도 아이도 한숨부터 나오지만, 선택지가 늘어난 건 좋은 일입니다. 오늘도 눈물 대신 계산기로 버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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