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M 카지노, 애넌데일에서 너무 가까워서 생기는 문제 - Annandale - 1

애넌데일에 살다 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대형 카지노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메릴랜드 내셔널 하버에 있는 MGM National Harbor입니다.

2016년 문을 열었는데 호텔과 대규모 카지노, 공연장까지 갖춘 복합 리조트라 규모가 상당합니다.

애넌데일에서는 교통이 좋으면 자동차로 30분 안팎입니다. 그러니 마음만 먹으면 저녁 먹고도 갈 수 있는 거리죠.

그런데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카지노 시설이 얼마나 좋은가가 아닙니다. 카지노에 가보면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한인 아저씨, 주부들도 보이고 할머니, 할아버지 연배의 사람들도 많습니다. 평일 낮에도 슬롯머신 앞에 앉아 있는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몸이 불편해지면 갈 곳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등산을 하려니 무릎이 아프고, 여행을 자주 다니자니 체력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친구들도 하나둘 줄어들고 자녀들은 자기 생활이 있으니 매일 만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카지노는 다릅니다.

주차하고 들어가면 날씨와 상관없이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식당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밝은 조명에 사람도 많습니다. 슬롯머신 앞에 앉으면 특별히 영어를 잘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심심해서 갑니다.

MGM 카지노, 애넌데일에서 너무 가까워서 생기는 문제 - Annandale - 2

"집에 있어 봐야 TV밖에 더 보냐."

친구 따라 한번 갔다가 50달러 넣어보고, 운 좋게 200달러를 따면 재미있어집니다.

다음에는 혼자 가고, 한 달에 한두 번 가던 것이 매주 한 번이 되고 나중에는 일주일에 몇 번씩 가는 사람도 생깁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카지노가 무서운 건 한 번에 큰돈을 잃는 경우만이 아닙니다. 100달러, 200달러씩 계속 잃으면 본인은 그렇게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세 번씩 200달러를 잃으면 한 달이면 2천 달러가 넘습니다.

은퇴해서 고정수입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잃은 돈을 되찾겠다는 생각이 생깁니다.

오늘 500달러 잃었으니 내일 가서 찾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1천 달러가 되고 5천 달러가 됩니다. 가족에게는 이야기를 못 하고 은행에서 조금씩 돈을 빼기 시작합니다.

특히 한인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식에게 창피해서 말하지 않고 친구들에게도 숨깁니다. 겉으로는 평범하게 생활하는데 실제로는 상당한 돈을 카지노에서 잃고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카지노에 가는 사람을 모두 도박 중독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친구들과 밥 먹고 50달러 정도 재미로 게임하고 나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공연을 보거나 식사를 하러 가는 사람도 있고요. 문제는 내가 카지노를 선택해서 가는 것인지, 카지노에 가고 싶은 마음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인지 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에는 안 가려고 했는데 또 가고, 생활비까지 손대고, 잃은 돈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오기 시작한다면 이미 단순한 오락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애넌데일에서 MGM National Harbor까지 30분 정도라는 건 놀러 가기에는 참 편리한 거리입니다.

하지만 도박에 약한 사람에게는 바로 그 가까운 거리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은퇴 후 시간이 많아진 노년층에게는 돈보다 먼저 카지노가 일상의 중심이 되어버리지 않는지 가족들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카지노는 가끔 놀러 가는 곳이어야지, 심심할 때마다 출근하듯 찾아가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