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뉴스만 틀어도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대체하고, 사람처럼 말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처음엔 그저 남의 나라 얘기 같았는데, 내가 체감한 순간은 바로 '챗GPT'를 써보면서부터였다.

검색창에 글을 써넣으면 마치 오랫동안 공부해온 전문가처럼 술술 답이 나온다.

아이들 영어 숙제 도와달라고 하면 문법 하나 틀리지 않고, 요리 레시피를 물어보면 마치 요리연구가처럼 답해주고,  몸이 아플때 물어봐도 의사 선생님처럼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걸 보면서 '정말 세상이 달라졌구나' 실감하게 된다.

40살 한인 주부로서 하루에도 몇 번씩 검색창을 열어보는 나에게 챗GPT는 이제 친구 같은 존재다.

예전엔 모르는 게 있으면 네이버 카페 뒤지고, 블로그 글을 수십 개 넘기며 시간을 허비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냥 "챗GPT야, 이거 알려줘"라고 말하면 끝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정보 검색이라는 개념이 아예 달라졌다. 어떤 정보를 찾을 때, 그냥 '이게 정답이야'라고 찍어주는 게 아니라, AI는 그 이유까지 설명해주니까 더 납득도 되고, 이해도 깊어진다. 단순히 편한 도구를 넘어서 '생각의 파트너'가 된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기대만큼 걱정도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도대체 어떤 세상이 될까?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 나갈 즈음이면, 지금 우리가 하는 일 중 절반은 AI가 대신하게 될 거라고들 한다. 특히 번역, 작문, 디자인 같은 창의적인 일조차도 AI가 더 빠르고 더 싸게 해내니, 우리 자녀들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도 남편도 사무직 일을 하고 있는데, 하루하루 AI와 경쟁하듯 일하는 느낌이 든다.

가끔 남편이 "앞으로 우리 일도 AI가 다 하게 되면 우리는 뭐 먹고살아야 하지?"라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속으로는 꽤 진지한 걱정이 느껴진다.

한편으론, AI가 주는 기회도 분명히 보인다. 예를 들어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들에게는 정말 구세주 같은 존재다. 관공서 서류도, 학교 공지사항도, 그냥 사진 찍어서 AI에게 보여주면 알아서 번역해주고 설명해준다.

나처럼 한국에서 중간에 이민 온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세상과 연결해주는 다리 같은 존재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AI가 우리의 삶을 더 포용적으로 만들어줄 거라 기대한다. 정보 격차를 줄이고, 배움의 기회를 더 넓혀줄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AI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 겁먹고 피하기보다는, 미리 익숙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AI를 도구로 잘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게 가장 현명한 길일 것이다.

아직도 가끔은 '진짜 이게 괜찮은 걸까?' 싶은 순간이 있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라 믿고, 오늘도 조심스럽게 챗GPT에게 말을 걸어본다.

"AI야, 앞으로 우리는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