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뉴저지 저지시티에 삽니다.
친구 권유로 달리기를 진지하게 시작한 건 서른 중반쯤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있죠.
아침에 눈뜨면 커피보다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오늘은 어떤 코스로 뛰어야 하나" 부터 생각합니다.
요즘 제 마라톤 목표는 서브4, 그러니까 4시간 안에 마라톤 완주하기예요.
같이 뛰는 러닝클럽 멤버들은 대부분 40대 초중반 남자분들이에요.
다들 자칭 '주말 엘리트 러너'라고 하죠.
평일엔 회사에서 커피 들고 회의하던 사람들이 주말만 되면 갑자기 프로 선수처럼 변신해서 GPS 시계 차고, 젤팩 먹으면서 '언젠가는 2:59 찍는다!' 라는 분들입니다.
사실 서브3라는 건 러너들 사이에서 실제로 할수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거의 전설이죠..
건강한 남자러너도 힘들어서 못해요. 100명 아마추어 선수가 뛰면 2-3명이 성공한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간, 켈빈 키프텀이 2시간 00분 35초로 세계기록을 세웠죠.
안타깝게도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서 러너들끼리 흔히 하는 농담이 있어요.
2:15이면 프로/엘리트,
2:30이면 세미 엘리트,
2:45면 '엄청 잘함',
3:00이면 '진짜 잘함',
3:30이면 '굿',
4:00이면 '굿이쉬',
4:30이면 '평균',
5:00이면 '넌 해냈어!',
5:30이면 '너는 우승자와 같은 거리를 달렸어, 그게 중요한....거야!',
6:00이면 '그렇게 길에서 오래 걸어다닌....것도 대단한 거야!'
이게 러너들만 아는 계급표예요. 저도 이걸 볼 때마다 피식 피식 웃음이 나요.
왜냐면 딱 제 목표가 4:00, 그러니까 '굿이쉬(goodish)'거든요. 애매하게 굿이지만 그래도 굿이라는 뜻이니까요.
저의 최고 기록은 작년 대회에서 인증받은 4:14 입니다.
마라톤 풀코스에서 서브 4:15을 처음 한거라 기쁘기는 했지만 사실 이날 컨디션이 정말 좋은날이었는데 (중반에는 혼자 4:10 생각 ㅎㅎ) 아쉽게 이정도였네요.
제가 완주한 처음 기록이 5시간 3분이었으니까 많이 좋아진거죠.
마라톤은 훈련을 게을리 하면 유지가 안되는 기록이다 보니 요즘은 매주 5일 정도 뛰고 있어요.
하루는 인터벌, 하루는 템포런, 주말엔 장거리 LSD(롱 슬로 디스턴스).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 고통이 주는 쾌감이 좀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어요.
어떤 날은 하프 뛰고도 괜히 더 뛰었다가 다음날 계단 못 올라가기도 하고요. 그래도 그 뻐근함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어요.
러닝클럽 남자분들이 2:59를 외치며 훈련할 때, 저는 조용히 제 구간에서 페이스를 유지해요.
마라톤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이건 기록의 싸움이 아니라 '꾸준함의 싸움'이라는 겁니다.
내 몸이 싫다고 할 때, 한 발 더 내딛는 그 순간이 결국 나를 바꾸더라고요.
서브4든 서브3든, 그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나 자신이에요.
그리고 언젠가 42.195km를 뛰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시계가 3:59:59라면....
그날 저는 아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거예요.
그때까진 오늘도 굿이쉬하게 웃으면서 달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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